뉴스나 정부, 기업 발표를 보면 요즘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 바로 탄소중립(Net Zero)이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선언은 전 세계 130개국 이상이 했다.
기업들도 앞다퉈 ESG 경영과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다.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
“탄소만 줄이면 진짜 지구가 괜찮아지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탄소중립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지구 시스템을 구하기엔 부족하다.
왜 그런지 지금부터 차근차근 짚어보자.
탄소중립이란 무엇인가?
가장 먼저 탄소중립의 개념부터 제대로 이해하자.
탄소중립은 단순히 탄소 배출을 멈춘다가 아니다.
탄소중립(Net Zero)의 의미
- 인간이 배출한 탄소량과 흡수·제거한 탄소량을 합쳐서 순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
즉,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배출하는 만큼 다시 흡수하거나 상쇄시킨다는 개념이다.
왜 탄소가 문제인가?
- 이산화탄소(CO₂)는 가장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 화석연료(석탄·석유·천연가스)를 태울 때 발생하고, 태양에서 들어오는 열을 지구에 가둬버리는 효과가 있다.
이게 지구온난화의 핵심 원인이 된다.
왜 탄소중립이 그렇게 중요할까?
기후변화의 70% 원인
- 온실가스 배출 중 CO₂가 가장 많고 영향이 크다.
- CO₂를 줄이면 ➤ 지구 평균 온도 상승 속도를 늦출 수 있다.
2050년까지 Net Zero가 필요한 이유
- 파리기후협정에서 전 세계가 합의한 목표는 ➤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것이다.
-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전 세계 탄소중립 달성이 필수라는 것이 과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래서 전 세계 정부와 기업이 탄소중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그런데, 탄소중립만으로 충분한가?
정답은 아니다.
왜냐하면 탄소중립만으로는 지구 시스템이 직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1. 다른 온실가스가 존재한다
- CO₂ 외에도
➤ 메탄(CH₄): 축산업, 쓰레기 매립지, 가스산업에서 발생
➤ 아산화질소(N₂O): 비료 사용, 공장
➤ HFCs, PFCs 등: 냉매, 반도체 산업
이런 가스들은 CO₂보다 수백~수천 배 강한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탄소중립만 강조하면 ➤ 이런 다른 온실가스는 간과될 위험이 있다.
2. 생물다양성 붕괴는 멈추지 않는다
- 지구상의 생명체는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서식지 파괴, 남획, 오염, 외래종 침입으로 멸종 중이다.
- 현재 6번째 대멸종 시대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있다.
탄소중립만으로는 이 생태계 붕괴를 막을 수 없다.
3. 자원 과잉 소비와 쓰레기 문제
- 플라스틱 생산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는 매년 1,200만 톤 이상이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탄소중립이 되어도 ➤ 자원 순환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 생태계 파괴와 오염은 멈추지 않는다.
4. 토양과 수자원 고갈
- 전 세계 토양의 1/3이 황폐화되었다.
- 농업 생산성 저하 ➤ 식량 위기
- 담수 고갈과 수질 오염 ➤ 인류 생존의 위협
탄소중립만으로 토양과 물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탄소중립과 함께 가야 할 방향
1.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
- 생산 ➤ 소비 ➤ 폐기 ➤ 재활용 ➤ 다시 생산
- 폐기물을 자원으로 전환하고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는 경제 구조
2. 생물다양성 보전
- 보호구역 확대,
- 멸종위기종 복원,
- 서식지 복원 프로젝트
기후변화와 별개로 생태계 건강성 회복이 필수
3. 식량 시스템 전환
- 축산업 ➤ 메탄 배출의 주범
- 대체육, 배양육, 식물성 식품으로 식량 시스템 전환 필요
- 지속가능한 농업 ➤ 스마트팜, 유기농, 수경재배 시스템 강화
4. 사회적 불평등 해소
- 기후위기는 저소득층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
-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이 필요하다
- 탄소세, 배출권 거래 등으로 발생한 수익 ➤ 재분배와 복지에 사용해야 한다
왜 탄소중립이 강조되는가?
탄소중립은 기후위기를 늦출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즉각적인 방법이다.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고, 이미 많은 국가와 기업이 구체적 실행 로드맵을 내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과 2위인 미국조차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국가적 시스템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탄소 배출 1위)
- 2030년 탄소 배출 정점,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 태양광, 풍력,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으며
- 동시에 신규 석탄 발전소도 계속 짓는 모순적인 상황을 보이고 있다.
미국 (탄소 배출 2위)
-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하고
-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을
➤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핵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정권 교체 후 탄소중립 정책이 후퇴하고 있다.
(25년 1월 2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시작 직후 파리 협정 탈퇴)
이런 모순적인 움직임은
➤ 탄소중립이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 경제성장과 산업구조, 에너지 안보, 정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문제임을 보여준다.
왜 패권국가들은 그렇게 행동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 기후위기가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 중요한 걸 알지만, 지금 당장은 자기 나라 '이익'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는 “나중에” 더 심각해지는 거지, “오늘 당장” 모든 걸 망치는 건 아니니까
➤ 단기 이해관계가 항상 우선순위를 잡아먹는다.
패권국가들이 행동을 안 한다? → 정반대, 지금은 조용한 전쟁 중.
미국, 중국, 유럽은 지금 기후위기를 둘러싼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다.
- 미국은 IRA로 친환경 산업에 천문학적 투자 ➤ 패권 유지 시도
- 중국은 배터리, 태양광, 전기차 산업을 전 세계 장악 중
- EU는 탄소국경세(CBAM)로 전 세계 기업에 규제와 세금 부과 ➤ 기후로 돈 버는 중
이게 다 기후위기 문제를 진지하게 인식해서 움직이는 거고,
동시에 누가 더 먼저 이 시장을 지배하느냐 싸움이다.
결론 : 탄소중립은 시작일 뿐이다
탄소중립이 없으면 기후위기 대응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탄소중립만으로는 생태계, 자원, 인류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지킬 수 없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탄소중립을 기본으로 순환경제, 생물다양성 보전, 사회 정의까지 아우르는 시스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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